각 분야에서 날고 긴다는 회사 내의 프로그래머들을 모아서 서바이벌 프로그래밍을 합니다. 모든 프로그래밍 과정은 500명의 사내 평가단이 대강당에서 대형 스크린에서 중계되는 화면을 보고 평가를 합니다. 그 어떤 사소한 실수도 그대로 노출이 되는 이 살 떨리는 서바이벌. 출전하는 7명의 프로그래머 모두 그 분야에서는 1인자이겠으나, 이 서바이벌에서는 누구든 떨어질 수 있습니다.
지난 주 미션은 80년대 유행한 language로 프로그램 짜기였습니다. C언어 미션을 부여받은 김부장은 간단하게 생각했으나, 안타깝게도 이 20년차 김부장이 대충 짜다가 그만 C99에서 추가된 문법을 사용하는 바람에 7위로 내려앉고 말았습니다. 동료 프로그래머인 이차장은 이걸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나 지금 메모리 줄줄 샌단 말이야. 왜 실행하고 난리야.."
이렇듯 모두들 충격에 빠진 가운데, 결국 김상무가 재도전을 허락해줬는데, 이 과정에서 사내 게시판에 난리가 났었습니다. 왜 부장은 특별 대우 해주냐.. 한번 commit 했으면 끝이지 rollback 하기가 어디있냐.. 김상무 감각이 녹슬었다.. 아직도 cvs 쓴다는게 사실이냐.. 온통 난리였습니다. 논란의 결과, 김상무는 보직해임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어쨌건 이번주에는 김상무가 기획한 대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주 미션은 다른 사람의 분야를 프로그래밍 하는 겁니다. DB 프로그래머 이차장은 박차장의 분야인 네트웍 소켓 프로그래밍을 합니다. 논란이 되었던 김부장은 원래 수치 해석 전문이지만, 이번에는 AI 프로그래밍을 해야 합니다.
경쟁 결과, 이번 주 1위는 컴파일러 전문가 김과장이 한 DB 프로그래밍이 뽑혔습니다. 자타가 공인하는 컴파일러 코딩 전문가인 김과장은 복잡한 DB SQL 해석에 LLVM을 적용하여 관객들에게 감동을 줬습니다. 일각에서 너무 오버하는 것 아니냐 하는 목소리도 있었으나, 이런게 바로 서바이벌의 묘미 아니겠습니까. 살아남기 위해서 오버를 서슴치 않는.
이번 주 7위는 AI 전문가 안대리가 차지했습니다. 안대리는 윤과장의 분야인 하드웨어 설계 프로그래밍에 도전했으나, 그의 지식과는 사뭇 다른 스타일에 고전해야 했습니다. 안타깝지만 어느 정도 예견되었던 사태입니다. AI는 그 자체로 굉장히 어렵지만, 반대로 AI 전문가가 다른 영역에 도전하기도 만만치 않습니다. AI 프로그래밍은 상당히 heuristic한 감각을 요구하는데 반해, 하드웨어 설계 프로그래밍은 strict하고 parallel한 사고 방식을 요구합니다. 이렇듯 각 분야 고수라 할 지라도 힘든 것이 프로그래밍입니다.
순위를 떠나서 이번 주 가장 이슈가 되었던 것은 재도전한 김부장이 어떤 모습을 보일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재도전을 준비하는 2주간 김부장은 술과 담배를 모두 끊고, AI 책을 1장부터 읽는다고 열심이었습니다. 무대에 오른 김부장은
'지난주 7위했던 김부장입니다.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 디버깅 열심히 할테니 지켜봐 주십시오.'
하고는 열심히 코딩을 시작했습니다.
과연 김부장은 훌륭한 코딩을 보여줬습니다. 사건은 코딩 시간의 끄트머리 부분에 일어났습니다. 20년된 김부장이 코딩하면서 긴장해서 debug step 누르면서 마우스를 쥔 손이 떨리는 것이었습니다. 그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i++ 대신에 i=i+1;로 적었다.' 조금의 실수라도 방지하려는 그 노력에 관객들은 탄복했습니다. 어떤 이는 'for loop 끝나는 괄호에 어느 for loop인지를 주석으로 적었다. 코딩에 진정성이 느껴진다.' 고도 하였습니다. 진정성이 느껴지는 코드에 관객들은 행복해 했습니다.
김상무는 이번 프로젝트를 끝으로 보직해임되고, 다음으로 최근 프로젝트 성공으로 사장의 신임을 듬뿍 받고 있는 신상무가 투입되기로 결정되었습니다. 신상무는 얼마전 FORTRAN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프로젝트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는 실력파입니다만, 김상무의 퇴진에 사장과의 불화설도 있어서 개운치만은 않은 투입입니다. 어쨌건 한달 정도 재정비 이후에 다시 서바이벌이 시작된다고 합니다. 조금은 달라진 모습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 그리고 이번에 7위를 한 안대리와 지난주에 7위를 했던 김부장도 함께 빠집니다. 새로이 2명의 프로그래머가 경연에 참여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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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김태호 2011/03/28 15:52 # 삭제 답글
재미 붙였구나.공부 그만두고 방송국 PD 시험 보는게 어때? ㅋㅋㅋ
야구는 롯데가 시범경기 우승했는데 정규시즌 딱 2위만 했음 좋겠다.
두산, 롯데 - SK, 삼성, 기아 - LG - 넥센 - 한화
내가 보는 2011 한국 야구 시즌 순위 예상이다.
팬심 보태서 롯데가 우승한다.
windy 2011/03/28 17:25 #
이거 정말 무한 반복되네.나는 홈런왕이다...
작년도 홈런을 가장 많이 친 야구선수들이 나와서 서바이벌 홈런 더비를 벌임.
이대호, 최진행, 조인성, 홍성흔, 김현수, 최형우, 이성열...
홍성흔이 떨어지려 하자, 같은 팀 이대호가 울부짖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성흔이형이.. 안돼... 나 지금 슬픈데, 왜 계속 배팅볼 던지고 진행하는거야~~~
그래서 홍성흔 재도전. 술도 끊고, 2주간 웨이트 작살나게 함...
그리고 재도전했는데... 진정성이 느껴지는 배팅....;;;;;;
실은 진정성에 대한 조롱이야. 진정성이 느껴진다? 감정 과잉으로 노래 부르면 진정성이 느껴지는건가? 오래된 연차의 가수가 힘빼고 노래 부르면 진정성이 없는건가. '진정성'이라는 주제는 정치적으로도 할 말이 많은 주제인데.. 나중에 포스팅 한번 하지.
김태호 2011/03/28 17:51 # 삭제 답글
그냥 김건모가 불쌍하다. 나가수는 살지 몰라도 90년대 우리가 알던 그 가수들은 사라졌다. 그래서 불쌍하다. 장난 스럽게 불러도 그건 김건모 스타일이고 애절하게 불러도 김건모 스타일인거다 90년대, 2000년대 다 봐왔던 김건모 아닌가 소비하는 측의 호불호가 있겠지만 이런 김건모든 저런 김건모든 어쨌든 김건모인데 그냥 방송에서 망가지고 벌벌떠는 모습이 불쌍해 보인다. 나가수를 살리기 위한 가수들 무대를 마련하기 위한 선배의 살신성인이라고 해야되나 씁쓸하다.
windy 2011/03/28 18:49 #
각박한 세상이 되었어... 김건모도 가창력 인증해야 하는 세상인거지.'인증'에 대해서도 할 말이 좀 있지만.. 암튼 인증할 수 없으면 인정받을 수 없는 세상이 됐어.
김태호 2011/03/28 17:52 # 삭제 답글
올해 우승팀, 꼴지팀 맞추기 내기라도 할까? 정규시즌 우승, 꼴지 말야 한국시리즈는 뭐 지금 예상하긴 어렵고 나중에 하는 걸로 하고 진 사람이 밥사기.
windy 2011/03/28 18:16 #
기아, 넥센. 이건 뭐 거의 확실하지. ㅋㅋ
김태호 2011/03/28 18:53 # 삭제
롯데, 한화ㅋㅋㅋ 뭐 하나라도 맞춘 사람이 이기는 걸로 하자 ㅋㅋㅋ
windy 2011/03/29 16:22 #
경축 개막전 류현진.... ㅎㅎㅎ
길똥이 2011/03/29 04:10 # 삭제 답글
우와!! 이거 형이 쓰신거예요??? 대단하십니다!!!!
windy 2011/03/29 16:23 #
네.. 공부 안 하고... 이런 거 쓰고.. 대단하시죠;;;;
김태호 2011/03/29 20:51 # 삭제 답글
류헨지니 올해 죽쓴다 작년에 너무 무리했어. 아무리 괴물이라고 해도 시즌 초반이나 막판 날려먹지 않을까.그리고 한화 타자들 답이 없다. 류헨지니 0점 줘도 0점 내는 타격이라서 답이 없다고 본다.
windy 2011/03/30 05:29 #
막판에 힘 딸릴지는 모르겠지만... 개막전엔 힘이 넘칠거다;;;; 뚱땡이 오랜만에 그냥 사정없이 던져댈 듯;;;;작년도 롯데전에 5번 등판하여 4승이고.. (승패 없는 한 경기는 실점 없다가 9회말에 동점홈런 맞았음.)
재밌는게 뭐냐면.. 이대호, 홍성흔, 가르시아, 강민호 ... 홈런 칠 수 있는 타자들이 홈런 하나씩 기록한 것 까지는 좋은데.. 롯데 타자 중 단 한 명도 류현진에게 2개의 장타를 기록하지 못 함... 5번 선발 등판을 했는데 이렇다는 것은 나온 장타는 하나 얻어걸린 거고... 기껏해야 기대할 건 단타라는 것...
뭐.. 원래 어려운 투수니까.... 음.. 음.......
... 2011/04/19 16:38 # 삭제 답글
하지만 수치해석과 AI는 제법 비슷한 일...
김주호 2011/04/21 15:43 # 삭제 답글
와~~ 오랜만~ 잼있었다네 제목만 나는7ㅐ발자다로 바꾸면 어떨까? ㅋㅋ
그런데 2011/04/22 16:33 # 삭제 답글
갠찮다.잼나네여.
None 2011/04/30 04:35 # 삭제 답글
난 좀 다른데... 우리가 이런데 시간 들이는데 보다는... 우리 산별 노조를 어케 할건지를 고민 하는게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취미 생활은 그냥 너희들 끼리 해라.
열심남 2011/08/12 13:00 # 삭제 답글
대단하십니다. 한참 웃다 갑니다.마치 무협지를 마스터한 달인이 무협소설을 창작한듯한 그런 느낌??
내공이 느껴집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