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26 21:49

광장의 민심 사회적

2002년은 광장의 해였다. 월드컵 응원을 위해서 국민들이 광장으로 나섰고, 미군 탱크에 희생당한 여학생들을 위해서 광장에 촛불을 들고 모이기도 했다. 문화 사회적으로도 젊은 기운이 넘실대는데, 그 기운을 받아낼 정치인이 없었다. IMF 조기졸업과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결과를 만든 김대중은 너무 늙었고, 노쇠한 보수를 대표하는 이회창은 그런 국민적 에너지와는 상관없이 그저 대세론으로 밀어붙이기만 했다. 월드컵 스타 정몽준은 대체 젊은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가를 월드컵 가수 미나보다 더 몰랐다. 그런 상황에서 가장 역동적인, 준비된 후보 노무현의 승리는 시대정신에 가장 부합하는 일이었다.

2016/2017년도 역시 광장의 해였다. 이번에는 순수히 정치적인 일로 촛불을 들었다. 3.1운동이나 6월항쟁보다 더 큰 규모로 벌어진, 이 광장으로의 모임은 이런 것도 나라라고 내가 지켰나 라는 자괴감과 이대로 두고 보면 안 되겠다는 절박함이 만들어낸 것이었다. 이런 광장의 에너지는 결국 노무현을 소환해냈다. 이명박에게 맡겨놔도 경제를 살리지도 않고 순 되도안한 강바닥에 공구리만 쳐대고, 박근혜는 아버지한테 배운 걸로 잘 하겠거니 싶었더니 웬 무당딸년과 국정을 개판으로 해놨다. 지금 거론되는 유력 후보 누구를 데려다 놔도 이 사람보다는 낫겠지만, 광장의 시민들의 눈높이는 그 정도로 만족하지 않고, 노무현을 소환해냈다. 그 전직이었던 노무현만큼 하라는 것이다. 노무현이 시대를 앞서가면서 시행착오도 겪고, 또 국민들도 그의 정치를 제대로 서포트 못 해줬는데, 이제 야권이 시행착오로 배운 것도 있을테고, 국민들도 우리가 도와줄 수 있으니 한번 해보라는 것이다.

그래서 불러낸 제2의 노무현들이 현재 야권의 대선후보들이다. 나는 이 대선후보들이 다른 후보들을 누르고 나설 수 있었던 것이 노무현과의 유사성, 관계성이라고 본다. 문재인은 노무현의 친구이자 비서실장으로 정권을 가장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성격을 가졌다. 안희정은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든 공신으로, 노무현과의 개인사가 깊은 사람이다. 이재명은 친노는 아니지만, 2002년의 노무현이 가진 화끈함에는 가장 근접하다. 심지어 정계를 은퇴했지만, 가장 노무현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 유시민은, 썰전에서 인기를 톡톡히 누리며 여론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게 바로 광장의 민심이 가리키는 방향이다.

이 중 누구가 되어도 포스트 노무현이 되겠지만, 현재 여론조사로 나타나는 민심은 문재인에게 더 노무현스러움에 대한 점수를 더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광장의 민심은 시끄러운 대선 자체를 필요없다고 여기는 것 같고, 하루 빨리 문재인이 노무현이 못 다한 과제들을 완수해주기를 기대하는 걸로 보인다. 실제 대통령이 누가 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르지만, 어쩌면 87년 개헌 이래 가장 원사이드한 게임을 볼 지도 모른다. 



덧글

  • 긁적 2017/03/27 01:26 # 답글

    개헌 이래 가장 원사이드한 게임이 나올 것 같기는 합니다만..... 저는 문재인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ㅠ.ㅠ.. 노무현도 그닥.... 안희정이 되었으면 하는데 딱히 그럴 거 같지는 않고.

    이재명이 되어서 뭔가 시원하게 박-살이 나는 모습을 보고 싶은 마음도 약간 있는 거 같습니다 ㄲㄲ.
  • 신바람 2017/03/29 16:05 # 답글

    http://m.blog.naver.com/jwy8567/220119313377


    저런 상승 정신이 필요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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